내가 마음챙김 명상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7년 전 급작스레 찾아온 우울증과 싸울 때였다. 사실 우울증은 급작스레 찾아오는 병이 아니다. 내 경우는 수십 년간 삶의 ‘전쟁터’에서 싸우다 얻은 상흔(傷痕)의 결과물인 것이다. 극히 소수를 제외하고 지금 50~60대 한국인은 정신적으로 그렇게 건강한 편은 아니라고 본다. 지구상 가장 가난한 나라 중 하나에서 태어나 인류사에 유례없는 속도로 발전해나가는, 너무나 빠른 사회적 변화 속에서 너 나 없이 몸과 마음을 던져 치열하게 살아왔기 때문이다.우울증의 증상은 직접적으로는 ‘과다한 생각’
스티브 잡스가 23세 때 여자친구와의 사이에서 딸이 태어났다. 그러나 그는 부인했다. DNA 검사를 통해 친딸임이 확인됐는데도 부정했다. 법원이 억만장자인 그에게 양육비를 주라고 판결하자 마지못해 법 한도액인 월 385달러만 보냈다.‘냉혈한’ 스티브 잡스도 이후 산전수전 다 겪으면서 조금씩 바뀌었다. 딸 리사를 인정해 함께 살았고 사랑을 나누기 시작했다. 리사는 잡스가 암 투병으로 2011년 세상을 떠날 때까지 그의 곁을 지켰고 한 푼도 주지 않을 거라던 잡스도 마지막에는 그녀 앞으로 유산을 남겼다.이제 나이 40이 된 리사는 아버
성실한 40대 교사 A씨에게 몇 년 전 두통이 찾아왔다. 그는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두통약을 먹고 견디었다. 1년쯤 뒤 이번에는 위가 아프기 시작했다. 위궤양이라고 생각해 위장약을 먹고 버텼다. 그러던 어느 날 격렬한 가슴통증이 찾아왔다. 결국 의식을 잃은 상태에서 응급실로 실려간 그는 협심증 판정을 받고 서둘러 심장 수술을 통해 간신히 목숨을 건졌다.돌이켜보면 두통과 복통은 심장병을 알리는 전조(前兆)였다. 회복 후 그는 이렇게 말했다.“심장 발작에 깊이 감사한다. 그것은 하나님이 내게 준 선물이다. 이후 나는 몸이 보내는 메시지
아프리카 초원에서 한 무리의 가젤(작은 영양)들이 표범에게 쫓기고 있다. 놀란 가젤들은 표범이 추격을 포기할 때까지 죽어라고 달린다. 일단 위험이 지나가면 가젤들은 언제 그랬냐는 듯 다시 평화롭게 풀을 뜯는다. 이것이 바로 동물의 세계다.사람을 포함해 동물은 낯선 적이 출현하거나 위협을 감지할 때 심리적·생리적으로 ‘투쟁-도피 반응(fight-or-flight response)’을 보인다. 맞서 싸우거나 도망칠 준비를 하며 거기에 맞게 몸을 최적화시킨다. 자율신경계의 ‘가속기(accelerator)’ 역할을 하는 교감신경계가 주도권
마음의 세계는 복잡하다. 철학자 소크라테스가 평생 화두로 ‘너 자신을 알라’를 놓고 씨름한 것은 괜한 이야기가 아니다. 그만큼 자신을 아는 게 힘들기 때문이다. 사실 현대인은 더더욱 내면의 소리나 자기 감정을 잘 모른 채 살아간다. 자동 조종 모드(auto-pilot)의 습관적 삶 속에서 자신도 의식하지 못한 채 생각하고 일하고 먹고 걷고 운전하는 경우가 많다.바쁘기도 하지만 내면의 욕구와 감정을 외면·억압하는 것이 일상화돼 있다. 우리는 자신의 내면을 바라보는 훈련을 받아본 적이 없다. 어려서는 부모나 어른이 내리는 옳고 그름의
우울증에 걸리면 키가 보통 1~2㎝ 줄어든다. 우울한 마음이 장기간 지속되면서 고개를 숙이고 어깨가 처지고 등이 굽는 자세가 고착되기 때문이다. 물론 회복되면 키도 대부분 정상으로 돌아온다. 정신과 의사들은 “마음이 몸에 영향을 끼치는 대표적 케이스”라고 말한다.반대로 몸이 마음에 영향을 미치는 사례를 보자. 1980년 미국 심리학자 게리 웰스(오하이오주립대)와 리처드 페티(아이오와주립대) 교수는 스테레오 헤드폰을 낀 72명에게 음악과 연설을 들려주고 소리의 질을 평가하는 실험을 했다. 다만 소리를 들을 때 △A그룹은 고개를 좌우로
몇 년 전 심한 스트레스를 받을 때였다. 처음에는 밤에 자주 깼다. 잠자리에 들어도 비몽사몽간에 간신히 선잠을 들었으나 갑자기 소스라치며 놀라 잠을 깬다. 이때 나타나는 공통적 현상이 숨을 아주 얕게, 할딱거리며 쉰다는 사실이다. 숨을 쉬기가 어려운 호흡곤란(과호흡·過呼吸) 증상이 나타나는 것이었다.이는 필연적으로 불면증으로 이어졌다. 밤새 머리와 몸이 쉬지 못하고 따로 노는 일이 누적되면서 자율신경계는 헝클어지고 건강은 급속히 나빠지기 시작했다. 그러던 어느 날 밤 공황발작이 찾아왔다.갑자기 절벽에서 뛰어내리듯 마음이 덜컥 내려앉
회사원 A씨는 평소처럼 출근길에 나섰다. 이날따라 늦게 도착하는 아파트 엘리베이터. 마음속은 이미 조바심과 짜증으로 가득 찼다. 인사도 없이 서둘러 엘리베이터에 탔다. 공교롭게도 엘리베이터는 자주 멈췄다. 그때마다 A씨의 신경은 곤두섰고 시계를 쳐다봤다. 사실 평소와 비슷한 시간이었는데 마음은 늘 급했다.내리자마자 허겁지겁 지하철역을 향해 걸어갔다. 역에 도착하니 지하철은 아직 ‘전전역’에 머물고 있었다. 또다시 짜증이 올라왔다.… 드디어 지하철에 올라탔다. 시계를 보니 여유 있는 시각이었다. 순간 마음에 안도감이 들었다. 그러나
애플 창업자 스티브 잡스는 회사 설립 9년 만에 직원들에 의해 쫓겨났다. 1985년 그때 나이 30세. 표면상 이유는 경영난이었지만 실은 괴팍한 성격 때문이었다. 지구상에 최초로 PC(개인용 컴퓨터)시대 개막을 가져온 IT계 천재이자 억만장자 청년의 어이없는 몰락. 세상은 비웃었고, 주위 사람들은 모두 떠났다. 설상가상 애플은 소송까지 걸었다.‘왜 내가 쫓겨났지? 말도 안돼!… 그들이 내게 그럴 수 있어? 배신자들…. 반드시 복수하고야 말겠어! 난 할 수 있어! … 그러나 과연 재기가 가능할까?… 왜 이렇게까지 됐지?… 그들도 문제
원로 심리학자 장현갑 교수는 21년 전 인생 최대의 재난을 당했다. 미국 대학에서 안식년 휴가 중 자동차 여행을 하다 사랑하는 아내와 딸을 교통사고로 잃었다. 자신도 두 다리가 산산조각이 나는 중상을 입고 꼼짝도 못한 채 아내와 딸이 고통스럽게 최후를 맞는 모습을 현장에서 고스란히 목격해야만 했다.그때 나이 57세. 인생 황혼기를 앞둔 그에게 충격과 트라우마는 대단했다. 그러나 그는 오뚝이처럼 일어섰다. 사고 6개월 만에 침대에서 일어났고, 몇 년 뒤에는 목발 없이 걸어다닐 수 있게 됐다. 이후 연구에 매진, 세계인명사전인 마르퀴즈
복잡한 세상사에서 겪는 우리의 경험은 따지고 보면 나쁜 경험(스트레스)과 좋은 경험(웰빙) 두 가지다. 그걸 우리 내면에서 조절하기 위해 우리는 요가-보디스캔-정좌-생활 등을 통한 마음챙김 명상을 공부했고, 여기에 덧붙여 긍정심리 및 자비명상을 배웠다. 오늘은 웰빙인지(認知)를 배운다.우리는 살아가면서 스트레스를 만드는 생각(인지)을 많이 한다. 어떤 일이 발생했을 때 담담하거나, 긍정적으로 생각해 보면 별게 아닌데 반대로 생각해 문제를 키우는 수가 많다. ‘웰빙인지’는 그런 부정적 생각을 긍정적인 생각을 통해 역으로 제압하는 것이
마음챙김 훈련이 나를 있는 그대로 보며 내 마음의 ‘깨어 있는 나’, 즉 ‘마음챙김-나’를 기르는 연습이라면 긍정심리 훈련은 내면의 긍정적인 ‘나’들을 양성하고 실현해준다. 이 중 자비 훈련은 내 마음의 ‘따뜻한 나’, 즉 ‘자비로운 나’를 길러준다.자비를 기르려면 자비로운 마음에 주의(attention)를 보내야 한다. 즉 자비로운 생각을 많이 해야 한다. 주의를 보낼 때 관련된 뇌 부위도 발달한다. 손을 자주 사용하는 일을 하는 사람은 그 부위를 담당하는 뇌피질이 두꺼워진다. 분노·불안·우울·걱정도 자꾸 하면 그 부분 뇌가 발달
우울증으로 오랜 기간 치료를 받으면서 고생하는 여성이 있었다. 어느 날 친구 오빠가 사고사를 당했다는 말을 듣고 달려가 며칠간 친구를 도와주었다. 장례를 마치고 자신의 삶으로 돌아온 그녀는 문득 자신의 우울증이 사라진 것을 깨닫게 됐다. 어떤 치료나 약물의 복용 없이 친구를 돕고자 하는 마음, 따뜻한 자비의 마음이 활성화되면서 우울의 마음이 물러간 것이다. 마음 안에 있는 건강한 동기, 사람들의 고통에 공감하고 도우려는 따뜻한 동기가 활성화된 것이다.긍정심리학은 여기서 출발한다. 불안·강박 등 이상(異常) 상태의 심리를 정상으로 만
누구나 스트레스를 겪는다. 피할 수 없다. 그러나 대응 방법은 제각기다. 흔들리지 않는 이가 있는가 하면 사소한 일에도 금방 짜증이나 화를 내는 사람도 있다. 바로 이 지점에서 그 사람의 일상, 대인관계, 건강, 성격, 운명 등이 달라진다. 당신은 어떤가. 지난 3주간 배운 마음챙김 기술은 평소 쉴 새 없이 일어나는 생각-감정-욕구 등을 내려놓는 것이었다. 호흡, 보디스캔(몸 살펴보기), 생활에서의 마음챙김 등을 통해 감각에 집중함으로써 생각의 홍수 속에서 벗어나는 것이었다.그런데 스트레스란 보다 강력한 생각을 만나면 해소하기 쉽지
김정호 교수의 ‘마음챙김+긍정심리 훈련’의 3주차 강좌에선 ‘호흡과 친해지기’, 즉 호흡명상을 배운다. 지난 1월 22일 저녁 광화문 TV조선 빌딩 1층 ‘스페이스 라온’에서 이뤄진 강좌에서 김 교수는 먼저 1주차 ‘감각과 친해지기’, 2주차 ‘몸과 친해지기’ 수업의 리뷰를 했다.마음챙김 명상의 1차 목적은 무엇인가. 온갖 잡념과 스트레스로 쌓인 ‘생각병’을 치유하기 위해 우리의 마음을 ‘지금 여기(here & now)’에 집중하는 것이다. 이를 위한 기초훈련으로 1주차는 시각·청각 등 오감(五感)을 통해 일상에서 감각과 친해지는
인간의 정보처리용량은 한계가 있다. 우리에게 닥치는 모든 정보나 자극을 다 의식하고 반응하고 저장할 수 없다. 기억도 마찬가지다. 내가 겪은 모든 일을 다 기억할 수 없다. 이같은 정보처리 용량의 제한성은 인간에게 원죄(原罪)이자 축복이다. 인간의 인지(認知)능력의 한계는 흔히 우리가 ‘알고 있다’ ‘옳은 것이다’라는 생각이 잘못될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있으며, 동시에 바로 그러한 제한성으로 인해 우리는 우리 생의 많은 상처, 트라우마, 불필요한 정보의 홍수 속에서 해방될 수도 있다.생각이 지배적, 감각은 외면당해21세기를 사는